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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크리스마스

by blameonion 2025. 1. 1.

 

 

 

어김없이 찾아온 크리스마스.

올해는 뭐할까 고민하면서 12월을 보냈고

여자친구와 함께 성수로 향했다.

(사진은 송도다)

 

1월 1일에 크리스마스 리뷰를 쓴다니.

오늘은 크리스마스에 이 병신이 뭐했는지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자

 

 

 

 

 

 

 

 

 

 

 

1, 우당탕탕 TWG 티 코스

 

 

 

성수 TWG에 처음 가 봤다.

 

TWG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티 가게인데 선물용으로만 먹어봤지

이렇게 직접 가게에서 먹어보는 건 처음이였따.

 

예약을 했었고. 특별한 크리스마스 티 코스가 있었다.

가격은 2인 기준 7만원. (비싸다)

 

근데 생각보다 사람 많았는데 역시 상류층들은 이런걸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본인은 차나 술에 대해서는 조금 까다로운 편이다.

온도, 향, 맛, 목넘김, 입안에 남는 잔향까지 취향에 맞지 않으면

조금 찝찝하고 계속 물을 들이키는 버릇이 있다.

(그래서 평소에 입안이 찝찝해서 물을 많이먹는다)

 

그런데 TWG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아니 좋았다.

특히 특별히 만들었다는 크리스마스 티에선 은은한 과일향이 났고

두번째 팟에 들어있던 티는 이름은 기억안나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녹차 베이스의 향으로 이루어져있어서

진짜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이름좀 알려줘)

 

그리고 디저트로 나온 3층짜리 귀족영애 코스(?)는

난생 처음경험하는 진귀한 고급 디저트들이였는데

본인은 초코파이 하나에도 눈물을 쏟으며 먹는 상놈이라

하나하나 먹을때마다 굉장히 부담스럽다고 느꼈다.

 

 

 

 

 

 

 

 

그리고 너~~~~무 달았다.

뇌에 당과 도파민을 바로 때려박는 느낌이 이런거구나 했고

한층 한층 비울때마다 내 입가에선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이상하게 저때 시간이 지날수록 텐션이 점점 하이해졌다.

 

제일 좋았던건 레몬슈, 두번째는 판나코타.

오히려 초콜릿 케이크가 제일 별로였다

*별로가 싫다는 건아니고 진짜 맛있엇는데 저중에서 제일 내 취향이 아니였다.

 

나머지는 진저쿠키,  마들렌 등등 평소 카페같은데서 자주 먹은 디저트라

그냥 그저 그랬다.

 

열대과일향이 싫어서 망고나 파인애플도 안먹는데

하필 초콜릿 케이크에 열대과일 무스 베이스였지 뭔가...

그걸 감안하고서도 먹었으니 단 걸 좋아하면 진짜 환장할것이다..

 

생각보다 너무나 만족스러웠고

다음 크리스마스에도 이런 곳을 한번 더 갈까 고민하게 되는 경험이였다

 

 

 

 

 

 

 

 

 

 

 

 

 

 

2. 듀 가나디 크리스마스 팝업

 

 

 

 

 

 

 

 

이렇게 대충 생긴 강아지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본 적 있는가?

요새 MZ들이 많이쓴다는데..

여튼 귀엽다기 보단 하찮다는 느낌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같다.

성수에 들린겸 크리스마스 팝업을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줄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따 (20분정도 기다렸음)

기다리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고.. 날씨가 그렇게 춥지 않아서 다행이였다.

 

 

 

 

 

  

 

 

 

 

안쪽은 굿즈들을 판매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잘 꾸며져 있었다.

직원들의 안내에따라 소수의 인원들만 들어가서 구경할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진짜 작았다. 아니 그냥 엄청 작다.

그냥 방만한 크기에 굿즈들을 넣어두고 사진찍고 ..

사람들은 천천히 미술관처럼 한바퀴 도는 느낌?

 

한바퀴 돌고 굿즈좀 몇개 산 다음에

가나디 그림그리는 법이 적혀있길래 나도 한번 그려봤다.

나는 허접하게 그려지지않아서 덜 귀여웠다.

 

 

 

 

 

 

 

그리고 작가님의 메모도 여러군데 붙어있었다.

보통 이런거 잘 안 하지 않나?

작가님에 대한 내적친밀감이 조금 생겼다.

 

 

 

 

 

 

 

 

 

 

 

 

3. 성수에서 마지막으로 디너타임

 

 

 

 

 

 

 

성수 골목 구석진 아늑한 곳에 다이닝 와인바가 있었다.

찾느라 몇바퀴 좀 돌았다. 화장실 가고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다.

길을 잘 찾는 능력이 생겼으면 좋겠어

 

 

들어가자마자 미적지근하면서도 따뜻한 공기가 몸을 감쌌다.

무난한 모던 스타일의 인테리어.

우리말고도 이미 와서 음식과 와인을 즐기고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크리스마스라 디너에 보틀 한 병을 필수로 시켜야했다.

우리의 선택은 저 무알콜 스파클링 와인이였다

이름은 라푼젤 어쩌고.

 

그런데 라푼젤 머시꺵이 시키길 잘한듯?

그 이유는 이제 서술해줄것이다.  

 

 

 

 

 

 

 

에피타이저로 감자, 그리고 굴을 시켰다.

 

메뉴에도 그냥 감자, 굴 이라고 적혀있다.

감자는 엄청큰 감자튀김을 썰어먹는 느낌.

부드러운 텍스쳐인데 은은하게 바삭바삭했다.

소스는 기억안나는데 느끼한 맛을 잡아주는 계열이였던것같다.

감자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무조건 좋아할 수 밖에없는 맛.

이 레스토랑에 온다면 무조건 시켜야하는 메뉴가 아닐까?

 

 

굴은 진짜 스파클링 와인이랑 찰떡이였다.

와인이 많이 새콤한 맛이였는데 (약간 화이트와인 계열이였음)

그래서 그런지 해산물이랑 너무 잘어울렸다.

특히 아래 깔린 조그만 무 조각들이랑. 비트로 추정되는 저거.

동치미 베이스다 저거. 진짜 익숙한 맛인데

굴은 또 들기름이랑 같이 버무려져있어서. 고소함 그자체다.

훈연 향도 진짜 그냥 죽여줘요잉

에피타이저론 불호가 갈릴수도있는데 술안주로선 진짜 안갈릴듯.

 

 

 

 

본식으로 시킨건 고등어 레몬 버터 파스타와,

저게 이름이 뭐더라 까먹었다. 흔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인데...

검색해서 찾아보니까 비스크 (파스타면을 사용한) 였다.

둘다 해산물 향이 진짜 많이났다.

성수가 마치 유럽 항구도시가 된것처럼 느껴졌다.

 

사실 비스크는 안시켰는데 위에 3개먹고 배가안차서

비스크까지 먹었다. 그래도 가격은 많이안나갔음 ㅋ (돼지 아님)

보통 사람이면 저렇게 감자,굴로 에피타이저를 즐기고

본식 두개정도 딱 시키면 알맞은 느낌인것같다.

 

 

 

 

 

 

 

 

 

 

2024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크리스마스엔 항상 좋은 추억들만 있었다.

 

 

 

 

 

어릴땐 부모님께서 항상 선물을 현관앞에 두곤 하셨다.

이웃집에 놀러가신다구 하셔놓곤 전화로 우리에게 산타가 왔다갔다면서

현관문을 열어보라고 하셨다. 그 자리엔 예쁜 포장지로 감싼 선물들이 있었다.

맛없는 초콜릿을 받아서 누나랑 구역질을 했던 기억도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가정에서 태어난 나는 행운아였다.

 

 

친구들과 크리스마스가 되면 어김없이

pc방을 가서 게임을 신명나게 밤새 즐기곤 했다.

술은 좋아하지 않았지만 피시방에서 밤새 담배피면서 게임하는건 좋아했다.

지금은 할 수 없는 체력이지만 고향친구들과의 크리스마스는 그랬다.

 

 

여자친구가 생기고.

21년도 크리스마스엔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을 예매했었는데

실수로 시간을 잘 못 골라서 못볼뻔했던 일이 있었다.

그때 한창 우울했던 때라 바보같이 주눅 들어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으휴 하더니 그자리에서 다시 예매해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영화는 최고였고 그 순간 나는 어린아이였던 때로 돌아간듯한 기분을 느꼈다.

내 실수, 바보같이 멍청한 일들이 마법처럼 좋은 추억으로 바뀌는 순간이였다.

 

 

올해도 어김없이 좋은 추억으로만 남아있는 크리스마스다.

해준거에 비해 항상 나는 수배 수십배로 돌려받는것같다.

나도 모두에게 좋은추억으로 남는 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내년 크리스마스에도 이렇게 좋은 날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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